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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디자인하다

◆ 영감의 부안 001 ◆사람은 어떤 경험에서 지역을 기억할까?

by kimsooda 2026. 7. 7.

[ 영감의 부안 ]

우덕마을에서 만난 느린 삶, 좋은 사람들, 그리고 다시 재정비하는 삶


[2박 3일 생애편집여행 후기]

우리는 모두 바쁘게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고, 하루를 보내고 나면 또 다음 날 해야 할 일들이 밀려온다.

언제부터인가 "잘 쉬는 법"을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부안에서 진행되는 시고르 청춘캠프 생애편집여행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음 한편이 이상하게 끌렸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관광지도 아니었다.

누군가는 이 여행을 "쉼"이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2박 3일 후.

나는 그 의미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우덕문학관에 도착하다

문학관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었다.

이미 저녁 포차 준비가 한창이었다.

테이블을 나르고,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모습.

 
 

마치 오래전 시골 잔칫날 풍경 같았다.

처음 보는 풍경인데도 이상하게 정겨웠다.


 
 

거위가 노는 하천과 느리게 흐르는 시간

문학관 옆으로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하천 위에는 거위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물살도 느렸고,

거위들의 움직임도 느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졌다.

생각도 느려졌다.

아마 이 여행은 그때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이장우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사람들

우덕마을은 배우 이장우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직접 와보니 더 인상적이었던 건 사람이었다.

시고르라는 이름으로 모여 살아가는 청년들.

그들은 단순히 마을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지역을 살리고,

사람을 연결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

그 모습이 참 멋져 보였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던 숙소

숙소에 짐을 풀었다.

나는 2인 1실을 사용했다.

솔직히 말하면 시골 마을 숙소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방에 들어서는 순간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깨끗하게 정리된 침실.

포근한 침구.

정갈한 공간.

누군가 진심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마을이 만들어낸 기적

다시 문학관에 모여 참가자 소개와 마을 소개를 들었다.

그리고 정말 놀랐다.

작은 시골 마을 하나가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무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번 감탄했다.


 
 

마을의 역사가 살아있는 곳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기록이었다.

우덕마을에는 옛 문서와 사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수십 년 전 주민들의 모습.

마을 행사.

생활 기록.

그 모든 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는 이런 기록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더 놀라웠다.

내가 자란 마을에도 이런것들이 남아 있다면,

이제는 사라진 마을회관 앞 놀이터,

동네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던 동산,

동네 오빠들이 잡아준 잠자리,

낮게 흐르던 도랑물.

이런것들이 남아 있는 사진이 있다면,

그 시절의 냄새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부러웠다.

우덕마을이 사람들이:)


기록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다

그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록은 단순한 자료가 아니다.

그 사람들의 추억이다.

그 마을의 역사다.

그리고 마음이다.

그래서 우덕마을은 특별했다.

이곳에는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치 마을 전체에서 우덕마을만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시고르 웰컴박스에 담긴 감각

숙소에 돌아와 받은 웰컴박스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깨끗한나라 협찬 제품.

시고르 청년들이 만든 굿즈.

영감노트.

고급 화장품.

하나하나가 너무 센

스 있었다.

촌스럽지 않았다.

감각적이었다.

청년들이 만든 지역 브랜드가 얼마나 세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그리고 여행객을 맞이하는 반가움이었다.


 
 

건강한 아침이 주는 행복

둘째 날 아침.

문학관으로 향했다.

정성스럽게 준비된 조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계란.

요거트.

블루베리.

빵.

주스.

화려하진 않지만 건강하고 따뜻한 식사였다.

누군가 나를 위해 준비한 아침을 먹는다는 건 생각보다 큰 행복이었다.


처음 만난 싱잉볼 명상

식사 후에는 싱잉볼 명상이 진행되었다.

처음 경험해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싱잉볼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신기했다.

귀로 듣는 것 같으면서도 몸으로 느껴졌다.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생각들이 하나둘 사라졌다.

안야 선생님들 만나고,

오묘한 매력의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감각이 살아났고,

예술적인 경험이었으며,

창의적인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꼭 함께 하고 싶은 시간

내 아이들도,

내가 싱잉볼 명상으로 느낀 그 편안함을,섬세함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내 아이들의 몸도,마음도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해 나가야할 것들이 많은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잉볼이 전하는 감각으로

편안해지는 시간이 왔으면:)


바다 위에서 하는 명상

명상 후에는 요트를 타러 이동했다.

그리고 또 한 번 감탄했다.

푸른 바다.

푸른 하늘.

눈부신 햇살.

멀리 보이는 변산반도.

 
 

선장님은 오늘 같은 날씨는 흔치 않다고 하셨다.

정말 운이 좋은 날이라고.

그 말이 맞았다.


 

변산반도를 바라보며

부안에 몇번 놀러와 변산반도에서 캠핑을 하곤 했다.

오늘은 그곳을 바다에서 바라본다.

육지에서 보는 변산반도와 바다에서 보는 변산반도는 전혀 달랐다.

잔잔한 파도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말 그대로 그림 같았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 걱정도 들지 않았다.

아무 걱정이 들지 않는 이 순간 또한 지나가겠지만,

고요함과 시원함의 그 중간쯤의 감정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칼국수인 줄 알았는데 샤브샤브 맛집이었다

요트 체험이 끝난 후 점심을 먹으러 갔다.

행사일정에는 해물칼국수를 먹으러 간다고 되어있었다.

그래서 동네 칼국수집을 상상했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완전히 달랐다.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가 가득한 샤브샤브 맛집이었다.

깔끔함과 팔각의 아이디어 그릇이 신선했다.

이 또한 설레는 디자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점심 후에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변산반도가 보이는 카페를 찾았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봤다.

해야 할 일도.

과제도.

마감도.

잠시 잊었다.

어제 처음 만났지만 서먹하지않은 분들과 카페를 즐긴 시간.

수다를 떨었다.

생산적인 수다가 아닌,친목을 위한 수다가 아닌,

그냥 새로운 사람과 이곳에서의 이야기!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인생 2막을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다

이후에는 은퇴 후 부안에서 마을 해설사로 살아가는 분의 집을 방문했다.

커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가.

무엇을 좋아하며 살아갈 것인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 내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을 품고 있는 부안향교

마을 해설사님과 함께 향교를 찾았다.

날씨까지 좋아서 더욱 아름다웠다.

마을을 아래에 지지 삼아 굳건하게 언덕에 올라 앉아 있는 오래된 향교.

향교의 위에서 내려다본 마을 풍경은 정말 평화로웠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목련나무 아래에서 나눈 이야기

향교 옆 거대한 목련나무 아래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바람이 불고.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그 순간이 참 좋았다.


다음에는 아이들과 꼭 다시 오고 싶은 곳

목련나무 근처의 터프팅 카페 체험도 했다.

무엇보다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셨다.

체험도 즐거웠지만 사람에게 감동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오면 정말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이방인에게 이렇게도 친절할 수가!

감사합니다:)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이 친구가 된 밤

저녁에는 바비큐 파티가 열렸다.

그리고 그 시간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름도.

사는 곳도.

직업도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막걸리 한 잔에 풀어놓은 인생 이야기

부안의 막걸리.

오디주.

맥주.

그리고 사람들.

우리는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가족 이야기.

일 이야기.

미래 이야기.

인생 이야기.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 이상하게 편안했다.

그리고 위로 받았다.

내가 지금 걷고 이 순간에 대해.

그리고 위로 했다.

당신들이 걸어갈 미래에 대해.


 
 

결국 사람 때문에 다시 오게 된다

좋은 여행지는 많다.

하지만 다시 가고 싶은 곳은 많지 않다.

다시 가고 싶은 곳에는 사람이 있다.

우덕마을은 그런 곳이었다.


파란곳간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브랜딩

마지막으로 들른 파란곳간.

아버지의 쌀농사.

딸의 브랜딩.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

쌀 젤라또와 얼그레이티도 훌륭했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공간에 담긴 진심이었다.

 
 

그리고 나를 달래주는 포근한 트렉터.

돌아가신 우리 아빠가 매일 만지던 트렉터.

아직 친정집 창고에 아빠의 트렉터가 있지만

먼지가 수북하다.

기름냄새가 날 것같이 잘 관리된 파란곳간의 트렉터가

나의 어린시절을 달래준다.

트렉터 옆에서 책을 읽으며 ,

음료와 빵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 또한 잊지 못할 기억이 되겠지!


다시 오고 싶은 부안

그렇게 2박 3일이 끝났다.

고마운 인연.

즐거운 인연.

반가운 인연.

다시 보고 싶은 인연.

그 사람들을 뒤로하고 부안을 떠났다.

하지만 사실은 떠난 것이 아니다.

우덕마을의 풍경과 사람들은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언젠가 다시 부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때는 여행자가 아니라,

조금 더 천천히 살아보고 싶은 사람의 마음으로 다시 찾아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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